사전 학습Pretraining
쓰임새를 정하기 전에 기본기를 익혀 두는 단계
- 사전 학습은 무슨 일에 쓸지 정하기 전에 방대한 글로 기본기를 먼저 익혀 두는 단계예요.
- 사람이 정답을 달아 주지 않아요. 글 자체에 정답이 들어 있어서 문제와 답이 저절로 만들어져요.
- 이 단계에서 맞춤법부터 문장 짜임, 세상에 대한 상식까지 한꺼번에 몸에 배요.
- 오래 걸리고 비용도 커요. 그래서 한 번만 하고 여러 곳에서 나눠 써요.
- 배운 자료가 어느 시점까지인지가 곧 모델이 아는 세상의 끝이 돼요.
목차
1비유로 이해하기
운전면허를 딸 때 "우리 집에서 회사 가는 길"을 배우지는 않아요. 시험장에서 배우는 건 어디서든 통하는 것들이에요. 핸들과 페달 조작, 차선과 표지판의 뜻, 신호가 바뀔 때 해야 할 일 같은 것들이죠.
배우는 동안에는 이 사람이 나중에 출퇴근을 할지, 짐을 나를지, 시골길을 달릴지 아무도 몰라요. 목적지를 모르니 특정 길을 외우게 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어떤 길에서도 쓸 만한 기본기를 두루 채워 두는 쪽으로 가르쳐요.
면허를 따고 나면 각자 다른 길로 흩어져요. 처음 가 보는 동네에서도 운전은 되고, 배달 일처럼 특별한 요령이 필요한 경우에만 따로 익히면 돼요. 사전 학습이 이 시험장에 해당해요.
2자세히 알아보기
목적을 정하기 전에 배워요
예전 방식은 반대였어요. 감정 분류기를 만들려면 후기와 정답 딱지를 잔뜩 모아 그것만 학습시켰어요. 번역기를 만들려면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요. 목적지를 먼저 정하고 그 길만 외우게 한 셈이에요.
사전 학습은 목적지를 비워 둬요. 인터넷 문서, 책, 백과사전 같은 온갖 글을 그대로 읽히면서 말이 어떻게 쓰이는지만 익히게 해요. 무엇에 쓸지는 나중에 정해도 되니까요.
이 순서를 바꾼 것이 언어 모델이 여러 분야로 빠르게 퍼진 이유예요. 새 일을 시킬 때마다 처음부터 만들 필요가 없어졌거든요.
문제집이 저절로 만들어져요
사람이 답을 달아 주는 학습은 비쌌어요. 후기 십만 건에 일일이 좋음과 나쁨을 표시하려면 사람 손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니까요.
사전 학습에는 그 과정이 없어요. 글의 일부를 가리고 그 자리를 맞히게 하면, 정답은 가린 원문에 이미 적혀 있어요. 채점이 공짜인 셈이에요. 그래서 사람 손을 거치지 않은 글이라도 그대로 학습에 쓸 수 있어요.
덕분에 다루는 양이 예전과 비교가 안 되게 커졌어요. 사람이 평생 읽어도 다 못 볼 분량의 글을 통째로 훑는 일이 가능해진 거예요.
한꺼번에 여러 층이 쌓여요
빈칸을 맞히는 단순한 연습만 반복하는데, 그 안에서 여러 가지가 동시에 자리를 잡아요. 맨 아래에는 글자와 맞춤법이 쌓여요. 어떤 글자 뒤에 어떤 글자가 오는지가 먼저 몸에 배요.
그 위에 문장 짜임이 쌓여요. 조사와 어미가 어떻게 붙는지, 주어와 서술어가 어떻게 짝을 이루는지가 잡혀요. 문법책을 따로 보지 않았는데도 어색한 문장을 어색하다고 느끼게 되는 지점이에요.
맨 위에는 세상에 대한 상식이 얹혀요. "김치는 ○○ 음식"의 빈칸을 맞히려면 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니까요. 빈칸 맞히기를 잘하려다 보니 지식까지 딸려 들어온 거예요.
오래 걸리고 비싸요
사전 학습은 한 번 돌리는 데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고, 계산 장비도 엄청나게 들어요. 도중에 방향을 바꾸기도 어려워요. 학습이 한참 진행된 뒤에 자료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알아도 되돌리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이 단계는 아무나 하지 않아요. 대신 이미 사전 학습을 마친 모델을 가져와 쓰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어요. 면허를 새로 만들지 않고 이미 면허가 있는 사람을 데려오는 것과 같아요.
면허를 딴 뒤에 하는 일
사전 학습만 마친 모델은 말은 잘 잇지만 지시를 따르는 데는 서툴러요. 질문을 넣으면 답 대신 비슷한 질문을 줄줄이 이어 쓰기도 해요. 다음 말을 잇는 연습만 했으니 당연한 결과예요.
그래서 뒤에 다듬는 단계가 붙어요. 지시와 좋은 답이 짝지어진 예시를 보여 주며 대화하는 법을 가르치고, 사람이 더 나은 답을 골라 주며 말투와 태도를 잡아요. 여기까지 마쳐야 우리가 쓰는 모습이 돼요.
3조금 더 정확하게
사전 학습은 특정 과제의 정답표 없이, 데이터 자체에서 만들어 낸 문제로 학습하는 방식이에요. 이런 방식을 자기 지도 학습이라고 불러요. 이어 쓰는 모델은 다음 조각을 맞히는 과제를, 이해하는 쪽 모델은 가린 조각을 복원하는 과제를 주로 써요. 어느 쪽이든 사람이 만든 정답표는 필요하지 않아요.
비유가 어긋나는 지점도 있어요. 면허 시험은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지만, 사전 학습에는 통과 기준이 없어요. 틀린 정도를 조금씩 줄여 나가다가 더 나아지지 않는 지점에서 멈추는 것에 가까워요. 또 면허를 딴 사람은 새로운 도로 상황을 겪으며 계속 배우지만, 사전 학습이 끝난 모델은 스스로 배우지 않아요. 자료를 모은 시점 이후에 벌어진 일은 알지 못하고, 새로 알게 하려면 다시 학습시키거나 필요한 자료를 그때그때 넣어 줘야 해요.
4직접 해보기
5흔한 오해
사전 학습이 사람이 정답을 달아 준 자료로 이뤄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글 자체가 정답 노릇을 해서 사람 손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요.
사전 학습만 끝나면 바로 대화할 수 있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지시를 따르도록 다듬는 단계를 더 거쳐야 우리가 아는 모습이 돼요.
모델이 대화하면서 계속 학습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사전 학습이 끝난 뒤에는 내용이 고정돼 있고 대화 내용이 모델에 쌓이지 않아요.
7한 줄 요약
그러니까사전 학습은 쓰임새를 정하기 전에 방대한 글로 말과 상식의 기본기를 미리 채워 두는 단계예요.
잘못된 내용이나 더 좋은 비유가 있나요? 수정 제안 보내기 · 마지막 수정2026-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