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회귀Autoregressive

쓴 글을 다시 읽고 다음 한 조각을 잇는 방식

핵심 정리
  • 자기회귀는 자기가 방금 쓴 것을 다시 읽어 다음 한 조각을 정하는 방식이에요. 오늘날 대화형 AI가 글을 쓰는 기본 방식이에요.
  • 한 번에 문장을 통째로 만들지 않아요. 조각 하나를 붙이고, 처음부터 다시 읽고, 또 하나를 붙여요.
  • 앞이 정해져야 뒤를 정할 수 있어서 여러 조각을 동시에 만들 수 없어요. 답이 길수록 오래 걸리는 이유예요.
  • 한 번 붙인 조각은 되돌리지 않아요. 앞에서 어긋나면 그 어긋남 위에 계속 쌓여서 틀린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이어져요.
  • 질문을 읽을 때는 조각 전부를 한꺼번에 볼 수 있어요. 읽기는 한꺼번에, 쓰기는 하나씩이에요.
목차

1비유로 이해하기

단톡방에서 하는 이어쓰기 놀이가 있어요. 한 사람이 한 마디씩 붙여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놀이예요. 그런데 이 방에는 참가자가 한 명뿐이에요.

혼자서 이렇게 해요. 방을 위로 올려 지금까지 올라온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어요. 방금 내가 올린 말까지 전부요. 그러고 나서 다음에 붙일 말을 딱 한 마디만 정해 올려요. 올리자마자 다시 처음부터 읽고, 또 한 마디를 올려요.

이 되풀이가 자기회귀예요. 방에 올린 말은 지울 수 없어요. 세 번째 줄에서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새면, 그다음 줄부터는 그 엉뚱한 데를 이야기의 전제로 삼고 이어 가게 돼요.

2자세히 알아보기

한 번에 한 조각만 정해요

모델이 답을 만들 때 하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지금까지 있는 글을 전부 읽고, 다음에 올 조각으로 무엇이 그럴듯한지 후보마다 점수를 매겨요. 그중 하나를 골라 뒤에 붙여요. 여기까지가 한 걸음이에요.

한 걸음이 끝나면 글이 조각 하나만큼 길어져요. 이제 그 길어진 글을 다시 처음부터 읽고 똑같은 일을 해요. 답이 백 조각이면 이 걸음을 백 번 밟아요.

문장 전체를 미리 계획해 두고 받아 적는 게 아니에요. 문장이 어디서 끝날지도 걸음을 밟아 가다가 마침표 조각이나 끝 표시 조각이 뽑히는 순간 정해져요.

자기가 쓴 것이 다시 입력이 돼요

이 방식의 이름이 자기회귀인 이유가 여기 있어요. 모델의 출력이 곧바로 모델의 다음 입력이 돼요. 사람이 새로 넣어 주는 것 없이, 자기가 만든 것을 자기가 다시 받아요.

그래서 첫 몇 조각이 답 전체의 방향을 크게 좌우해요. 시작을 "물론입니다"로 열면 뒤이어 설명하는 말투가 따라오고, "죄송하지만"으로 열면 거절하는 쪽으로 이어지기 쉬워요. 프롬프트에 답의 첫 부분을 미리 적어 주는 요령이 잘 통하는 것도 이 성질 때문이에요.

같은 성질이 문제도 만들어요. 앞부분에 사실과 다른 이름이 한 번 들어가면, 뒤 문장들은 그 이름을 이미 정해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붙여 나가요. 틀린 내용이 점점 더 그럴듯해지는 모양새예요.

되돌릴 수 없다는 점

사람은 글을 쓰다가 앞 문장을 고쳐요. 자기회귀 방식에는 그 단계가 없어요. 한 번 붙인 조각은 그대로 남고, 모델은 그 위에서만 다음을 고민해요.

그래서 후보 여러 개를 동시에 이어 가며 마지막에 가장 나은 줄기를 고르는 방법을 쓰기도 해요. 답을 끝까지 만든 뒤 스스로 검토하고 다시 쓰게 시키는 방법도 있어요. 추론 모델이 답 앞에 긴 생각 과정을 먼저 쓰는 것도, 되돌릴 수 없다면 차라리 앞쪽에서 충분히 헤매 두자는 쪽에 가까워요.

쓸 때는 왜 느릴까요

질문을 읽는 일과 답을 쓰는 일은 속도가 아주 달라요. 질문은 이미 조각이 다 나와 있으니 한꺼번에 밀어 넣고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요. 반면 답은 앞 조각이 정해져야 다음 조각을 시작할 수 있어요.

그래서 조각 하나마다 모델 전체를 한 번씩 통과해야 해요. 층 수십 개, 가중치 수십억 개를 지나 겨우 조각 하나를 얻어요. 답이 두 배 길어지면 기다리는 시간도 두 배가 돼요. 화면에 글자가 주르륵 흘러나오는 스트리밍은 이 걸음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보여 주는 것뿐이에요.

다른 방식도 있어요

모든 생성 방식이 이렇지는 않아요. 이미지 쪽에서 널리 쓰는 디퓨전은 그림 전체를 한꺼번에 조금씩 다듬어 가요. 처음부터 끝까지 화면 전체가 동시에 나아지니 순서가 없어요. 글에서도 비슷하게 전체를 동시에 다듬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어요.

그래도 글 쪽에서는 자기회귀가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학습이 단순하고, 만들어진 글의 앞뒤가 잘 맞기 때문이에요.

3조금 더 정확하게

자기회귀 모델은 지금까지의 토큰 열을 조건으로 다음 토큰의 확률 분포를 내놓고, 그 분포에서 하나를 뽑아 열 뒤에 붙이는 일을 되풀이해요. 온도나 탑 P 같은 설정은 이 분포에서 어떻게 뽑을지를 정하는 손잡이예요. 학습할 때는 정답 문장이 이미 있으므로 모든 자리를 한꺼번에 학습시킬 수 있고, 뒤를 미리 못 보게 가리는 장치만 넣어요.

비유가 어긋나는 지점도 있어요. 단톡방을 다시 읽는 사람은 매번 처음부터 눈으로 훑지만, 모델은 앞부분을 계산해 둔 결과를 저장해 두고 새로 붙은 조각만 계산해요. 그래서 실제로는 매 걸음마다 글 전체를 다시 읽는 만큼 느려지지는 않아요. 또 사람은 마음속으로 뒷문장을 미리 그려 두지만, 자기회귀 모델에는 다음 한 조각 너머의 계획이 명시적으로 존재하지 않아요. 작은 모델에게 여러 조각을 미리 써 보게 한 뒤 큰 모델이 한 번에 맞는지 확인하는 방법처럼, 걸음 수를 줄여 보려는 시도도 활발해요.

4직접 해보기

5흔한 오해

  • AI가 답 전체를 미리 만들어 놓고 천천히 보여 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조각 하나씩 그 자리에서 만들어 내보내요.

  • 틀린 답이 나오면 스스로 앞을 고친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이미 쓴 조각을 되돌리지 못하고 그 위에 계속 이어 붙여요.

  • 컴퓨터가 좋으면 답이 한 번에 나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앞이 정해져야 뒤를 정할 수 있어서 걸음 수 자체는 줄지 않아요.

7한 줄 요약

그러니까자기회귀는 자기가 쓴 글을 다시 읽어 다음 한 조각만 정하는 일을 되풀이하는 방식이고, AI의 느린 속도와 그럴듯한 실수가 모두 여기서 나와요.

잘못된 내용이나 더 좋은 비유가 있나요? 수정 제안 보내기 · 마지막 수정2026-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