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모델 입문

요약Summarization

긴 글에서 남길 것만 골라 짧게 만들기

핵심 정리
  • 요약은 글을 줄이는 일이 아니라 고르는 일이에요. 무엇을 남길지 정하는 순간 이미 판단이 들어가요.
  • 방식은 크게 둘이에요. 원문 문장을 그대로 뽑아 오기와, 읽고 새 문장으로 다시 쓰기.
  • 같은 글이라도 누가 무엇을 위해 읽느냐에 따라 남길 것이 달라져요.
  • 한 번에 다 넣지 못하는 긴 문서는 나눠서 요약한 뒤 다시 요약해요.
  • 요약에서는 숫자와 기한, 조건, 아니라는 말이 가장 잘 빠져요.
목차

1비유로 이해하기

두 시간짜리 회의가 끝나면 누군가는 못 온 사람을 위해 한 장짜리 공지를 써요. 오간 말을 전부 옮기면 그건 공지가 아니라 녹취록이에요. 회의록을 쓰는 사람은 나온 말을 다 적는 대신 무엇을 지울지 정해요.

같은 회의라도 공지를 받는 사람이 달라지면 남는 줄이 달라져요. 팀원에게 보내는 공지에는 각자 할 일과 기한이 남고, 대표에게 올리는 보고에는 결론과 예산만 남아요. 지운 쪽이 틀린 게 아니라, 볼 사람이 다른 거예요.

잘 쓴 회의록은 짧아서 좋은 게 아니라 지운 것 중에 되찾아야 할 게 없어서 좋아요. 요약도 같아요. 길이보다 무엇이 빠졌는지가 품질을 정해요.

2자세히 알아보기

줄이는 일이 아니라 고르는 일

요약을 부탁하면 AI가 글을 압축한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남길 것과 버릴 것을 가르는 판단이에요. 열 문단짜리 글에서 두 문단을 남긴다면, 나머지 여덟 문단은 덜 중요하다고 결정한 거예요.

그 판단의 기준은 학습 과정에서 익힌 것이에요. 사람이 쓴 수많은 글과 그 글의 머리말, 결론, 초록 같은 짝을 보면서 "이런 글에서는 보통 이런 부분이 앞에 나온다"는 감각을 익혔어요.

그래서 AI의 요약은 대체로 무난하지만 나에게 꼭 맞지는 않아요. 내가 오늘 궁금한 게 결론이 아니라 반대 의견이었다면, 무난한 요약은 그 대목을 지워 버려요.

뽑아 쓰기와 다시 쓰기

요약에는 오래된 두 갈래가 있어요. 하나는 원문에서 중요해 보이는 문장을 그대로 골라 이어 붙이는 방식이에요. 원문에 없던 말이 섞일 걱정은 없지만, 문장 사이가 뚝뚝 끊기고 대명사가 가리키는 대상이 사라지기도 해요.

다른 하나는 글 전체를 읽고 새 문장으로 다시 쓰는 방식이에요. 여러 문단에 흩어진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묶을 수 있어서 훨씬 읽기 좋아요. 대신 다시 쓰는 과정에서 원문에 없던 표현이 끼어들 수 있어요.

요즘 AI 서비스가 내놓는 요약은 대부분 다시 쓰는 쪽이에요. 원문과 대조할 일이 많은 계약서나 진료 안내문처럼 표현이 중요한 글은, 뽑아 쓰기로 근거 문장을 함께 보여 달라고 부탁하는 편이 안전해요.

누가 읽을지 정해 줘야 해요

"요약해 줘"라는 한마디는 회의록을 누구에게 보낼지 말하지 않고 부탁하는 것과 같아요. 받는 사람과 쓸 곳을 알려 주면 결과가 크게 달라져요.

길이도 함께 정해 주면 좋아요. 세 줄인지 한 문단인지, 목록인지 줄글인지에 따라 남는 정보의 양이 달라져요. "결정된 것과 아직 안 정해진 것을 나눠서"처럼 틀을 지정하면 빠뜨림이 줄어요.

한 번에 좋은 요약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온 요약을 보고 "예산 이야기가 빠졌어요"라고 짚어 주면 다음 요약은 훨씬 나아져요.

긴 문서는 나눠서 두 번 접어요

AI가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글의 양에는 한도가 있어요. 책 한 권처럼 긴 글은 통째로 들어가지 않아서, 앞부분과 가운데와 뒷부분으로 잘라서 각각 요약한 뒤 그 요약들을 모아 다시 요약해요.

이 방식은 긴 글을 다룰 수 있게 해 주지만 손실이 두 번 일어나요. 첫 번째 요약에서 빠진 내용은 두 번째 요약에 아예 올라오지 못해요. 앞뒤를 넘나드는 이야기, 예를 들어 3장에서 꺼낸 조건이 9장에서 뒤집히는 대목이 특히 잘 사라져요.

한 덩이가 어디서 끊기는지도 결과를 바꿔요. 문단 한가운데에서 잘리면 그 문단의 결론이 어느 쪽 덩이에도 온전히 남지 않아요.

빠지기 쉬운 것이 정해져 있어요

요약에서 가장 잘 사라지는 것은 숫자, 기한, 조건, 그리고 아니라는 말이에요. "예산은 승인됐지만 3분기 이후 집행"이 "예산 승인"으로 줄어드는 식이에요. 문장은 여전히 매끄러워서 무엇이 빠졌는지 요약만 봐서는 알 수 없어요.

부정어가 사라지면 뜻이 반대가 되기도 해요. "권고하지 않는다"가 "권고 사항"이 되면 읽는 사람은 정반대로 움직여요. 조건이 붙은 결론을 다룰 때는 원문의 그 문장을 함께 보여 달라고 하는 것이 좋아요.

3조금 더 정확하게

AI의 요약은 원문을 이해하고 압축한 결과라기보다, 원문을 앞에 두고 이어 쓴 새 글에 가까워요. 다음에 올 말을 고르는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원문에 없는 문장이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갈 수 있어요. 원문에 없는 내용을 그럴듯하게 만들어 내는 이 현상을 환각이라고 불러요.

비유가 어긋나는 지점도 있어요. 회의록을 쓰는 사람은 회의에 참석해 맥락과 분위기를 알지만, AI는 넘겨받은 글만 봐요. 회의에서 말하지 않고 눈짓으로 합의한 것, 문서 밖의 사정은 요약에 들어올 수 없어요. 또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지웠는지 기억하지만, AI는 지운 목록을 따로 남기지 않아요. 무엇이 빠졌는지 알려면 결국 원문을 다시 봐야 해요. 요약의 품질을 기계로 매기는 점수들도 사람이 만든 요약과 얼마나 겹치는지를 볼 뿐이라, 잘 읽히는 요약과 정확한 요약을 잘 가려내지 못해요.

4직접 해보기

5흔한 오해

  • 요약은 글을 짧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무엇을 버릴지 정하는 판단이라서 목적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져야 해요.

  • 요약에는 원문에 있는 내용만 들어간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다시 쓰는 과정에서 원문에 없던 표현이나 수치가 끼어들 수 있어요.

  • 요약이 매끄러우면 잘된 요약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조건과 기한이 통째로 빠진 요약일수록 더 매끄럽게 읽혀요.

7한 줄 요약

그러니까요약은 긴 글을 짧게 누르는 일이 아니라, 누가 읽을지를 정하고 무엇을 버릴지 고르는 일이에요.

잘못된 내용이나 더 좋은 비유가 있나요? 수정 제안 보내기 · 마지막 수정2026-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