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추정Depth Estimation

사진 한 장에서 멀고 가까움을 알아내는 일

핵심 정리
  • 깊이 추정은 평평한 사진 한 장에서 어디가 가깝고 어디가 먼지를 알아내는 일이에요.
  • 결과는 사진과 같은 크기의 깊이 지도예요. 가까운 자리는 밝게, 먼 자리는 어둡게 칠한 그림이에요.
  • 렌즈가 하나여도 돼요. 가림, 크기, 흐림, 선이 모이는 방향 같은 그림 속 단서로 짐작해요.
  • 대부분은 몇 미터인지가 아니라 어느 쪽이 더 가까운지, 순서와 정도만 알려 줘요.
  • 배경 흐리기, 사진을 움직이는 입체로 만들기, 가려짐 처리 같은 곳에 쓰여요.
목차

1비유로 이해하기

안개 낀 길에 서면 바로 앞 가로등은 기둥의 이음매까지 또렷하고, 조금 떨어진 가로등은 윤곽만 남고, 길 끝의 것은 뿌연 덩어리로만 보여요. 자를 대 본 적도 없고 한쪽 눈을 감아도 어느 것이 가깝고 어느 것이 먼지 바로 알아채요. 진하기와 크기, 앞의 것이 뒤의 것을 가리는 모습이 거리를 대신 알려 주기 때문이에요.

깊이 추정도 이 안개 낀 길과 같아요. 사진에는 거리가 숫자로 적혀 있지 않지만, 그림 안에는 안개처럼 거리를 일러 주는 흔적이 잔뜩 들어 있어요. 이런 흔적을 모아 화면의 자리마다 "여기는 이만큼 멀다"를 적어 넣은 그림이 깊이 지도예요.

다만 안개는 진짜 거리를 알려 주지 않아요. 저 끝이 백 걸음인지 삼백 걸음인지는 알 수 없고, 어느 것이 더 멀다는 순서만 남아요.

2자세히 알아보기

사진에는 거리가 빠져 있어요

카메라는 세상을 납작하게 눌러 담아요. 한 방향으로 뻗은 빛줄기 위에 있는 것들은 가깝든 멀든 모두 같은 자리에 찍혀요. 사진 한 장만 보면 손바닥만 한 장난감 자동차가 코앞에 있는지, 진짜 자동차가 멀리 있는지 구분할 근거가 그림 안에는 없어요.

그래서 원래 거리를 알려면 눈이 둘 있어야 해요. 두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견주면 가까운 것일수록 좌우로 많이 어긋나 보이고, 그 어긋난 정도가 곧 거리가 돼요. 거리를 재는 장비도 빛을 쏘아 되돌아오는 시간을 세는 식으로 직접 재고요.

깊이 추정은 이런 장비 없이, 이미 찍힌 사진 한 장에서 잃어버린 거리를 되짚어 내는 일이에요. 정답을 다시 재는 게 아니라 그럴듯한 값을 짚어 내는 쪽에 가까워요.

그림 속 단서를 모아요

되짚는 재료는 사람이 안개 낀 길에서 쓰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앞의 것이 뒤의 것을 가리면 가린 쪽이 가까워요. 같은 종류의 물건이 작게 찍혔으면 멀리 있는 거고요. 나란한 두 선이 화면 안쪽에서 한 점으로 모이면 그쪽이 먼 방향이에요. 바닥의 무늬가 촘촘해질수록 멀어지고, 그림자가 어디에 어떻게 눕는지도 앞뒤를 갈라 줘요.

학습은 거리를 함께 재 둔 사진 더미로 해요.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과 장비로 잰 거리 값을 짝지어 놓고, 사진만 보고 그 값을 맞히게 시켜요. 수많은 장면을 거치는 동안 "이런 모습이면 이만큼 멀다"는 감각이 쌓여요.

그래서 결과는 재어 낸 값이 아니라 경험에서 나온 짐작이에요. 처음 보는 장면이라도 익숙한 단서가 보이면 잘 맞히고, 단서가 어긋나 있으면 사람처럼 속아요.

결과는 한 장의 깊이 지도예요

내놓는 답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사진과 같은 크기의 그림이에요. 자리마다 값이 하나씩 들어 있고, 보통 가까울수록 밝게 칠해서 보여 줘요. 인물은 하얗게 뜨고 뒤쪽 벽은 어둡게 깔리는 흑백 그림이 바로 그거예요.

이 지도가 있으면 사진을 앞뒤로 자를 수 있어요. 인물만 남기고 뒷배경을 흐리게 만드는 사진 효과, 화면을 조금씩 밀어 입체처럼 흔들어 보이는 효과, 가상 물체를 놓았을 때 앞의 기둥에 자연스럽게 가려지게 하는 처리가 모두 이 한 장 위에서 이뤄져요.

로봇이나 자동차의 보조 장치도 이 지도를 참고해요. 다만 안전이 걸린 곳에서는 사진 한 장의 짐작만 믿지 않고, 거리를 직접 재는 장치와 함께 써요.

순서는 알아도 걸음 수는 몰라요

가장 자주 걸리는 한계예요. 대부분의 깊이 추정은 어느 쪽이 더 가까운지와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만 내놓아요. 같은 장면이라도 전체를 두 배로 늘리거나 반으로 줄여 놓으면 앞뒤 관계는 그대로라 구분할 수가 없어요.

미터로 된 거리가 필요하면 기준이 하나 있어야 해요. 카메라의 렌즈 정보를 알려 주거나, 크기를 아는 물건을 한 번 잡아 주거나, 장비로 잰 값 몇 개를 끼워 넣어 눈금을 맞춰요. 눈금을 맞추기 전 값은 지도의 등고선처럼 높낮이만 있는 그림이에요.

잘 속는 장면이 있어요

거울과 유리가 대표적이에요. 거울에 비친 방은 사진 속에서 멀리 뻗은 진짜 방처럼 보여서, 벽 뒤로 공간이 이어진 것처럼 그려지곤 해요. 유리창 너머 풍경과 유리에 비친 반사가 겹치면 어느 쪽 거리를 적어야 할지 흔들려요.

무늬가 없는 하얀 벽, 짙은 안개, 역광으로 새까맣게 눌린 자리도 어려워요. 단서 자체가 지워진 곳이라 주변에서 이어 붙여 메우는데, 그러다 보면 넓은 면이 통째로 밀리거나 얇은 물체의 경계가 뭉개져요. 창살, 머리카락, 나뭇가지처럼 가늘고 촘촘한 것들이 배경에 붙어 버리는 일도 흔해요.

3조금 더 정확하게

사진 한 장으로 하는 깊이 추정을 단안 깊이 추정이라고 불러요. 두 대의 카메라로 어긋난 정도를 견주는 방식, 빛을 쏘아 돌아오는 시간을 재는 방식과 구분하려고 붙인 이름이에요. 결과로 나오는 지도의 값은 거리를 그대로 쓰기도 하고, 거리의 역수처럼 가까운 쪽이 크게 벌어지는 눈금을 쓰기도 해요. 가까운 곳을 더 촘촘히 다루려는 선택이에요.

비유가 어긋나는 지점도 있어요. 안개는 실제로 먼 것을 흐리게 만들지만, 깊이 추정은 흐린 정도 하나에 기대지 않아요. 가림, 크기, 무늬의 촘촘함, 선이 모이는 방향까지 한꺼번에 견주고, 학습해 둔 장면의 생김새와 맞춰 봐요. 그래서 안개가 전혀 없는 맑은 사진에서도 잘 작동하고, 반대로 진짜 안개가 짙게 낀 사진에서는 오히려 단서가 지워져 더 헤매요. 학습에 쓴 장면과 많이 다른 곳, 예컨대 실내 사진만 보고 배운 뒤 넓은 들판을 만나면 값이 크게 흔들리기도 해요.

4직접 해보기

5흔한 오해

  • 깊이 추정이 거리를 재 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앞뒤 순서와 정도만 알려 주고 미터로 된 값은 따로 눈금을 맞춰야 나와요.

  • 카메라가 두 대여야 한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이미 찍힌 사진 한 장에서도 그림 속 단서만으로 깊이 지도를 만들 수 있어요.

  • 배경 흐리기는 렌즈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앞뒤를 갈라낸 깊이 지도를 보고 뒤쪽만 골라 흐리게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7한 줄 요약

그러니까깊이 추정은 안개 낀 길에서 진하기와 가림으로 거리를 알아채듯, 사진 한 장의 단서만으로 자리마다 멀고 가까움을 적어 넣는 일이에요.

잘못된 내용이나 더 좋은 비유가 있나요? 수정 제안 보내기 · 마지막 수정2026-09-02